세상교회
worldly church

[한줄신학] 본회퍼의 옥중서간

by Hyun Kim, on February 23, 2025

혹시 본회퍼를 언젠가는 읽겠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이야말로 책을 열어볼 때입니다. 한국 교회는 마치 본회퍼의 때처럼 홍역을 앓고 있고, 세계 어딜 보나 전쟁과 파시즘의 기운이 우리를 뒤덮고 있으며, 기후위기와 인공지능은 미래를 가늠하기 힘들게 합니다.

그는 어떻게 알았을까요? 히틀러가 정권을 잡기도 전부터 그는 어떻게 세상이 그리 흘러갈 것이라는 걸 알았으며,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아무도 그렇게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때? 옥중서간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Bonhoeffer 1997)

십년, 누구에게나 긴 시간이다. 우리가 가진 것 가운데 어떻게 해도 되돌릴 수 없는 것이므로 가장 귀한 것이 시간이므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볼 때마다 잃어버린 시간이라는 생각은 우리를 괴롭힌다. 잃어버린 시간이란 우리가 온전히 인간적인 삶을 살지 못한 시간, 경험을 얻고, 배우고, 창조하고, 즐기고, 고통받지 못한 시간이다. 채워지지 못하고, 텅빈 채로 남아 있는 시간이다.

Ten years is a long time in anyone's life. As time is the most valuable thing that we have, because it is the most irrevocable, the thought of any lost time troubles us whenever we look back. Time lost is time in which we have failed to live a full human life, gain experience, learn, create, enjoy, and suffer; it is time that has not been filled up, but left empty.

(Bonhoeffer 1997)

그 느낌 알죠. 시간 아깝게, … 괜히 시간 낭비했네… 입에 이런 말 달고 사는 사람도 많죠.

단지 돈이 된 시간만이 아닐 겁니다. 보람이 있어야죠. 경험을 쌓고, 배우고, 창조하고, 즐기고…

그리고 고통받고. 고통받고. 고통받는 시간은 우리가 인간적으로 보낸 시간입니다. 본회퍼는 그저 아프고, 왕따당하고, 두들겨 맞고, 괴로워하고, 그런 시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닐겁니다.

그리스도의 고통에 참여하는 것이죠. 루터의 말처럼 서로에게 그리스도가 되는 것입니다. 본회퍼가 말하려는 것은.

그런 만큼, 본회퍼는 신비주의자입니다. 고통만큼, 타인을 위한 고통, 참여하는 고통만큼 신비주의적인, 신비스러운 것은 없거든요.

읽는 책

신학

  1. Bonhoeffer, Dietrich. 1997. Letters & Papers from Prison. New York: Touchstone.